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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페이지 내용 :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이기철 (중략)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멀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가을이 깊어지니 덩달아 한 해의 끝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제자리에 있었는데 어느새 이만치 왔고, 곁에 붙잡아 둔 것 같지만 멀어졌다. 오늘이라는 시공간, 내가 만난 사람, 책 그 모두와…. 하루가 저무는 시간, 오늘 하루를 희고 깨끗한 발로 건널 수 있는 사람은 낙화를 닮았다. 하루 더 매달리기를 고집하지 않고 뚝뚝 떨어지는 꽃. 미련과 집착을 버린 저 빈 마음의 숭고함이란! 우리도 이 계절과, 저물어가는 한 해와 그러한 이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내가 만난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책에 향기로운 말을 건넬 수 있도록. 그래서 들판처럼 부유한 하루와 강물처럼 넉넉한 한 해를 만끽할 수 있기를. ISSN 2288-9442 발간등록번호 11-1371546-000001-08 호수가 보이는 도서관은 홈페이지 sejong.nl.go.kr에서도 구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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