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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고려의 문신 이규보의 시문집인 『동국이상국집』에 실린 2천 편이 넘는 수많은 시들 가운데 꽃과 나무, 과일과 채소를 읊은 시를 골라 소개한다. 시 속에 등장하는 식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800여 년 전 고려인들의 식생활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식물에 붙여진 이름의 유래나 전해 내려오는 일화를 통해 현재 우리의 일상에 꽃과 나무가 어떤 상징물로서 함께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책에 따르면 ‘많은 남자 중 유일한 여자’ 또는 ‘여럿 중 오직 하나의 이채로운 것’을 뜻하는 ‘홍일점’이란 용어는, 꽃받침이 발달하여 작은 종 모양을 이루며 끝이 여러 개로 갈라지고 여섯 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 빛으로 피는 석류꽃을 본 송나라 왕안석이 “짙푸른 잎사귀 사이에 피어난 한 송이 붉은 꽃”이라고 읊은 데서 유래한다. 그리고 동전을 닮은 꽃 ‘금전화’는 노란색이 너무 선명해 ‘금으로 된 부처님’이라는 뜻의 ‘금불초’라고도 불린다.
조경기사인 저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곁들여 식물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식물마다 그것을 키우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어 식물의 생육 특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을 통해 흔히 볼 수 있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가 특별한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되는 시간을 가져보자.
저자 소개
홍희창 2003년 봄 주말농장에서 텃밭을 시작한 이래 재미를 느껴 2012년 부산은행 지점장에서 퇴직한 후 아예 밀양 삼랑진으로 들어왔다. 1996년 부산대학교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으나 조경에 뜻이 있어 2013년 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 2015년에 졸업한 후 조경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동대학 일본학과를 졸업한 뒤 대형 번역회사 소속으로 일본어 번역을 하기도 했다.
책 속 한 문장
“조팝나무는 꽃이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이 다닥다닥 붙은 것 같다고 하여 조밥나무라고 부른 데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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