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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2 거꾸로 생각하기 다르게 생각하기 우리의 앎이 참이 아니라면 글. 김용태 김용태마케팅연구소 소장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1473년 폴란드에서 태어났습니다. ‘코페르니 쿠스적 전환’이라는 용어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흔히 코페르니쿠스가 저명 하고 추앙받는 천문학자였을 거로 생각하지만, 당시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당대 스콜라학의 학문적 전통을 따르지 않는 무명의 독립 연구가였고, 교회의 세계관에 반하는 이단적인 그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사람도 별로 없었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지동설은 종교재판에서 화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위험한 발상이었지요. 저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도 그가 죽기 직전인 1543년에야 나옵니다. 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요? 아닙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취급을 받았지요. 일부 사람들 외엔 그의 주장은 외롭고 공허한 외침이었을 뿐이 었습니다. 그의 사후 100여 년이 지났을 때도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코페르 니쿠스보다 약 100년 뒤의 사람인 갈릴레오 갈릴레이 15641642 역시 지구가 돈다는 주장을 했다가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무기 가택연금형을 받고 생을 마쳤 으니까요. 갈릴레이의 저서 『두 가지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는 금서로 지정되 었습니다. 이처럼 선각자들은 살았던 당시 종교와 주류 집단에 의해 많은 비판을 받았고, 죽은 이후에야 명예를 회복할 수 있었지요. 르네상스 운동과 아이작 뉴턴 16431727 의 물리 역학이 뒤를 이었고, 많은 후배들의 연구 결과 지구인의 지식체계가 완전히 바뀐 겁니다.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혁명적인 대전환을 의미하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Copernican Revolution 은 임마누엘 칸트 17241804 에 의해 붙여진 용어입니다. 코페르니쿠스 사후 약 250년이 지나서 역주행한 셈이네요. 그런데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창한 최초의 인물이었을까요? 아닙니다. 눈치를 챘던 사람들이 많았지만 당대 주류 학자들과 교회의 권위에 눌려 감히 주장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특히 천문학, 수학, 항해술 등이 더 우수했던 이슬람 문명권에서는 천체 연구가 앞서 있었습니다. 기독교가 지동설을 이단시했던 이유에는 이슬람교에 대한 견제도 한몫했을 겁니다. 혹시 우리도 정통, 주류 집단의 권위에 눌려있는 건 아닐까요? 그들이 만들어 놓은 프레임에 맞춰 세상을 보고, 전통적 인식체계 안에 갇혀 있진 않은가요? 어쩌면 지금 우리는 집단사고 Group Thinking 에 빠져있는지 모릅니다. 500년 전 사람들이 그랬듯이. 또 한 차례 문명이 이동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산업문명이 저물고 스마트 문명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500년 전, 망원경이나 천문학 등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당시 지구인들이 알지 못했던 거대한 우주 Universe 를 발견하고 세계관이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되었듯이, 디지털과 ICT 기술은아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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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3 인류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그걸 초월적 우주, 즉 메타버스 Metaverse 라는 용어로 부르는 거지요. 곧 21세기판 르네상스가 일어날 겁니다. 세계관과 지식체계가 거꾸로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구가 현실세계고,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라 믿고 있지요. 과거 500년 전 사람들이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라고 믿었던 것처럼. 과연 그럴까요? 혹시 반대는 아닐까요? 여기가 가상세계고 진짜 세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SF 영화 매트릭스 의 세계관은 신선한 충격을 주었지요. 모피어스가 주인공 네오에게 이런 얘기를 합니다. “무엇이 진실일까? 진짜란 두뇌가 해석하는 전기신호에 불과해.” 잘 생각해 보면, 무엇을 본다는 건 눈이 보는 게 아니라 뇌가 보는 겁니다. 사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이란 망막에 맺힌 데이터를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보내면 인간의 두뇌가 해석하는 결괏값이니까요. 듣고, 냄새 맡고, 감정을 느끼는 것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탈리아의 양자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는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Reality is not what it seems ”라고 역설합니다. 시간과 공간을 양자 量子, Quantum 의 개념으로 해석하고,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며 시간과 공간에 대한 현대인들의 통념을 통렬하게 깨뜨리지요. 진짜 세상 Real World 은 살아남은 인간들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투쟁하는 미래의 시공간이고, 1999년의 지구 모습은 가상현실 이라는 것이 매트릭스 의 세계관입니다. 지구는 AI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인간들은 AI에 의해 뇌에 주입된 ‘매트릭스’라는 가상현실 컴퓨터 프로그램에 갇혀서 꿈을 꾸고 있다는 거지요. 매트릭스는 AI가 인간을 마음의 감옥에 가둬 통제하려고 만든 꿈의 세계 Computer Generated Dream World 라는 설정입니다. 유발 하라리도 『호모 데우스』에서 비슷한 상상을 합니다. “당신이 아는 것과 달리 지금은 2216년이고, 당신은 21세기 초의 신나는 원시 세계를 흉내 내는 ‘가상세계’ 게임에 푹 빠진 심심한 10대일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의심해야 할 것은 나의 뇌입니다. 우리는 뇌에 속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왜냐면 뇌는 이기적이기 때문입니다. 뇌는 고정 관념과 고집, 편견, 선입견을 만들고 프레임을 씌움으로써 자신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니까요. ChatGPT가 당긴 트리거의 파장이 멈출 기세가 아닙니다. AI는 ‘지금 여기’를 초지능 시공간으로 변모시키면서 인류가 진짜 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의 조력자 역할을 할 겁니다. 변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 없고 미래와 싸워서도 안 됩니다. 대전환의 시대, 우리는 원초적 질문을 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의 앎이 참이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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