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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내용 : 내 인생의 도서관 사랑 못 받아, 사랑하나니! 전문가 행세를 하다 보면 일반인에게 오해받는 일이 자주 른들도 중독되는 마당인데 아이들에게 바랄 걸 바라야 하지 생긴다. 그만한 일을 해낼 정도라면 일반인이 경험하지 못 않을까. 한 바를 두루 겪어보았으리라는 오해다. 책벌레로 소문난 내가 책벌레가 된 배경에는 어머님의 특별한 관심도 한몫했 나도 자주 오해를 받는다. 그 가운데 가장 숱한 오해는 어렸 다. 그 어려운 형편에도 책 읽는 데 도움이 된다면 돈을 아끼 을 적부터 좋은 환경에서 책을 충분히 읽어왔을 거라는 거다. 지 않았다. 내 또래를 책벌레로 만들었던 아동문학전집을 하지만 나는 책 읽기에 적합한 환경에서 자라나지 못했다. 월부로 사주셨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닳고 닳을 대로 읽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 시절 소시민의 삶에서 쉽게 예상할 수 있 만화방도 큰 역할을 했다.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영혼에게 듯 어려운 가정 형편이었다. 지나고 보니 가난한 동네에서 만화방은 안식처였다. 빌려온 만화책을 서로 바꿔가며 읽었 는 다 살았던 듯싶다. 주거가 안정되지 못하고 학교도 여러 으니, 참 많이도 읽었다. 만화방에 열 번 오면 텔레비전을 한 군데 옮겨야 하는 상황은 자라나는 어린 영혼에게는 치명타 시간 보여주는 곳도 있었다. 그러니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다. 그런데도 책 읽기에 빠졌던 것은 역설적이게도 가난 때 듯 만화방을 다닐 밖에. 문이었다. 그 당시 부모는 나를 시골로 내려보냈다. 시골이 나는 독서 교육에 관심이 많다. 독서를 개인 영역으로 미루 라고 도시보다 나을 게 무에 있겠는가. 하지만 그곳에 쌀은 어 놓지말고, 학교와 사회가 독서 능력을 키워주어야 한다 넘쳐나니, 입을 하나라도 줄이려면 어쩔 수 없었다. 고 믿는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은 바로 내 성장기의 경 지금이야 고속도로가 뚫려 시골 가는 길이 편리하지만 옛날 험 때문이다. 나는 운이 좋았다. 책벌레로 성장하기에는 무 에는 교통 형편이 나빴다. 군청 소재지의 터미널에 내린 뒤 척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어쩌다 보니 이 분야의 전문가로 에는 다시 버스를 갈아타야 했고,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가 일한다. 그러나 누구나 다 운이 좋을 수는 없는 법이다. 책 야 했다. 그런데도 시골에 내려가는 게 나쁘지 않았다. 그곳 읽기가 중요한 만큼 뭇사람이 책벌레가 될 수 있도록 애써 에는 대처로 나간 이모나 외삼촌이 놓고 간 책들이 있어서 야 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가정에서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였다. 책이라고 하니 거창하게 생각하지는 말기를. 주로 교 보여주고 아이들에게 소리 내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다음 과서였다. 텔레비전도 볼 수 없고 겨우 라디오나 들을 수 있 으로 아이가 일정 학년을 넘어서면 학교 교육이 필요하다. 는 곳에서 교과서는 훌륭한 교양서였다. 교과 외의 독서 교육에서 더 나아가 아예 읽고 토론하고 쓰 요즘 아이들이 왜 책을 읽지 않을까 궁금하다면 그때를 떠 기가 중심이 되는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일반인을 위해 올리면 된다. 바빠서 못 읽는다. 그럼 언제 읽을까? 심심하 서는 도서관이 나서야 한다. 이렇게 서로 마음을 합쳐 노력 면 읽는다. 배고프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먹듯이. 바로 이 하면 누구나 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테다. 점이 문제다. 요즘 아이들을 심심하게 할 방도가 없다. 스마 책벌레라 나부대면서 받는 또 다른 오해는 어릴 적부터 도 트폰을 쥐여 주는 순간, 아이들은 마법의 세계에 빠진다. 어 서관을 잘 이용했으리라는 기대다. 그런데 기실 그런 경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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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페이지 내용 : 이 거의 없다. 나는 가난한 노동자와 빈민들이 모여 사는 동 네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암담한 현실에서도 다들 열심 히 공부했다. 좋은 대학을 나오면 삶이 나아지리라는 믿음 이 가능했던 시절이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서 공부를 과하 게 시켰다. 그런데 웃긴 일은 학교가 학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도서관 운영을 중지한 것이다. 독서보다 교과서와 참 고서에 집중한다는 메시지다. 그 도시에 희망대공원이 있었 다. 고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주는 작은 위안이었을까? 그곳 에 도립도서관이 들어섰다. 그러나 갈 일이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서야 이용했더랬다. 책벌레로 성장하는 동안에는 도 서관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오히려, 나는 도서관의 도우미라고 자임한다. 도서 관 없이도 책벌레가 되었다면, 도서관이 있으면 얼마나 더 도서평론가 이권우는 《출판저널》 편집장과 한양대 특임교수를 역임했다. 《책 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어느 게으름뱅이의 책 읽기》 《마이 시크릿 많은 사람을 책벌레로 자라게 할 수 있을까 싶어서다. 나처 독서노트》등을 썼다. 현재 tbs TV TV책방 북소리를 진행하며 매주 책과 사람 이야기를 시청자들과 나누고 있다. 럼 가난해서 책 읽을 환경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있더라도 일상에서 언제든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 많으면 돈 때문 에 책 못 읽을 일은 없으리라는 믿음 때문이다. 더욱이 노년 인구가 증가하는 요즘, 인생 후반기를 지적으로 꾸려나가는 데 도서관만큼 좋은 곳이 어디 있던가. 지역 도서관의 각종 강연과 행사만 참여하더라도 일상이 풍요로워질 터다. 받은 혜택을 다른 사람도 누리게 하려는 사람이 있다. 그렇 지만 나처럼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기에 그 도움이 얼마나 절실한지 아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유야 어떻든 책과 도 서관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이 한마음으로 우리 사회를 책 읽 는 공동체로 바꾸어갔으면 좋겠다. 글 이권우(도서평론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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