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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길가메시와 진시황이 애타게 찾았던 것은 불사(不死)초가 아니라 불로초였다. 예외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모든 생물은 늙으며, 늙으면 신체 능력과 생식 능력이 저하된다. 나이 먹은 동물이 겪는 변화는 자신뿐 아니라 다른 개체 간 즉, 군집 생활을 하는 무리 안에서 그 특수성이 두드러진다. 나이 든 지도자는 젊은 개체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지배력을 잃는다. 이는 생존 경쟁의 중심부에서 밀려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늙은 개체는 그대로 삶에서 도태되는 것일까?
책에 따르면, 그렇지만은 않다. 랑구르원숭이의 경우처럼 먹이와 물의 위치, 다른 원숭이 세력과의 관계 등을 꿰고 있는 늙은 개체가 존경받는 것은 그리 드문 사례가 아니다. 공동육아를 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코끼리나 향고래의 경우 노련한 암컷들이 육아를 맡아 주는 것이 무리의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 또 으뜸 수컷의 지위에서 내려온 망토개코원숭이는 전에 없이 자상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늙기 위해 살아가는 생물은 없다. 살다 보니 늙을 뿐이다. 그리고 그 나름의 역할을 행한다. 수많은 현장 연구와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 이 책을 읽다 보면 적자생존의 비정함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소개
앤 이니스 대그(Anne Innis Dagg) 캐나다 온타리오에 있는 워털루 대학교의 독립연구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쇼핑 중독은 유전자가 아니야: 다윈주의 심리학의 문제점』, 『기린에게 반하다: 시민과학자로서의 나의 삶』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책 속 한 문장
“…늙은 동물은 자신의 ‘개성’을 간직하며 삶에 만족한다. 더는 젊은 동물과 부대끼지 않지만 연장자로서의 조심성과 독립성을 잃지 않는다.”(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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